'앨리스워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7.02 [책] 컬러퍼플 3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 '컬러퍼플'
아주 오래전에 영화로 한번 본적은 있었지만,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흑인 여인의 슬픈 이야기 정도의 기억과 우피골드버그가 출연했고, 스필버그가 감독이었다 정도...
그래도 그 제목의 유명함에 한번은 읽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지역도서관에서 책을 발견했다. 

처음에 책 빌리기전 책을 휙 살피니, 일기형식의 글이기에 아주 어렵지는 않겠구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아니었다. 어려웠다. 

왜냐고?

제대로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주인공의 편지형식의 문체는 문법위주의 중학생 수준의 영어 독해법에 익숙한 내가 읽기에는 상당히 힘든 책이었다. 엉망인 철자법, 주어와 목적어의 혼용. 문장형식이 깡그리 무시된 상처난 문장들. 또한 글의 주제도 절대 가볍지 않았다. 그래도 그 생생한 내용은 흡입력 있게 다가왔고 책은 항상 내 주위에 머물렀다. 그렇게 읽으며 분노하고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다 그래도 웃으며 끝까지 함께했다.

의붓아버지에 의한 성폭행. 그리고 태어난 남매와 빼앗김. 팔려가듯 간 혼인. 그리고 매맞는 아내로 겨우 살아가는 주인공. 아프리카로 선교를 간 여동생을 그리워하고 남편의 폭압으로부터 탈출하고 결국엔 멋지게 독립에 성공하고야 만다는 줄거리? 그냥 스토리만 보자면 신파로 시작했지만 해피엔딩이다 라고 단순하게 말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단순하다고 이야기 하기에 이 책은 수많은 질문들을 하게 했다. 

여인에 대한 역사의 비정함. 그 안에서도 사랑하며 살아간 여인들. 그들을 폭압한 남자도 결국 그 역사의 피해자란 사실. 그리고 미국 계급사회의 부조리. 자본에 의해 자유인이 노예로 전락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아프리카의 역사. 그리고 신에 대한 의문과 사랑.

정말 제대로 된-문법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문장들로 짜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너무 거칠어 읽기엔 힘들었지만, 그 모순들을 포옹하며 사랑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느끼기엔 너무나도 필요충분한 그래서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었다.

비록 주인공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여인들이 역사의 다수라는 사실이 가슴 시리게 하지만 말이다...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