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중고로 구입한 푸통(소파겸 침대)이 매트리스는 찢어지고 프레임은 망가지며 삐그덕 대었다.
그래서 큰맘먹고 지난 1월에 결혼하고 처음으로 새 가죽소파란 것을 구입했다.
거금 800불이란 돈을 지불하여 구입한 아이보리빛 소파는 처음에는 참 괜찮아 보였더랬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그 아이보리빛 가죽에 회색빛으로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곧 한군데가 아닌 여러군데에서 계속해서 가죽이 갈라지는 현상이 심해지는 것이었다.
처리불량의 가죽으로 만든 소파임이 확실했다. 

속상했다. 무진장. 

안되겠다 싶어 소파를 판매한 가구점으로 전화를 걸었다.
불량신고를 했다. 그랬더니 다음날 전화가 왔다.
제조사와 이야기 하고 있으니 한 2주만 기다려 달란다. 
그런데 어제날짜로 3주가 넘어가는게 아닌가?
다시 전화했다. 확인하고 다시 전화주겠단다.
조금 후에 전화가 왔다. 제조사가 바꾸어 준다고 했단다.
원래는 안바꿔주고 고쳐주는 정도인데, 제조사도 가죽처리가 불량인것을 아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니 그럼 불량인것을 알면서 판매를 한건가 싶어 살짝 열받으려 했으나 참고, 그냥 바꿔줬는데 또 그런 불량이면 어떻게 하냐 물었더니 그렇지는 않을꺼란다. 자신이 요즘 들어오는 제품 가죽을 확인해 봤는데, 더 부드럽게 처리된 가죽이더라는 말까지 했다. 그래서 언제쯤 바꿔줄꺼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건 제조사 맘이라서 자기들은 모르겠단다. 당장 내일도 가능하고 아니면 좀 더 걸릴수도 있고.

일단 바꿔준다니 전화를 끊고 기다리기로 했는데, 오늘 오전에 전화가 왔다.
당장 바꿔주러 오겠단다.
그래서 좀 전에 새 소파를 받았다. 
가죽도 전화아저씨 말대로 좀 더 부드럽게 처리된 듯 보였다.
그래선지 좀 속상했던 마음이 풀렸다.  

불량품. 
처음에는 모르고 거금들여 구입했다. 
그런데 지나보니 이런 속상하게스리 불량이다.
그래서 불량이라고 신고하니 새 제품으로 바꾸어 준다.
불량품 구입했던 나의 선택에 대한 실패감이 사라지는 순간.

아. 불량신고 하고 싶은 대상이 확 떠올랐다. 
비록 나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우리의 잘못된 불량선택.

저기요. 불량품, 어디 신고하면 바꿀수 있을까요? 
이렇게까지 불량인줄 잘 몰랐거든요.
네? 3년 반 기다리라고요? 
아. 지친다. 지쳐.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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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 vs 닉슨
감독 론 하워드 (2008 / 프랑스, 영국, 미국)
출연 프랭크 란젤라, 마이클 쉰, 샘 록웰, 케빈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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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대 대통령중 최초이자 거의 마지막이 될것 같은, 임기를 채 못 끝마치고 권좌에서 내려온 닉슨 대통령.
매스미디어로 돈 만들기에 상당한 내공을 지닌 한 토크쇼 진행자와 그러한 전대통령과의 인터뷰.
그 인터뷰의 과정을 영화로 만들어낸 제작자들의 비상함에 '아. 헐리웃은 이런 영화도 꽤나 잘 만들었었지' 하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하게 만들어 줬다. 

뭐,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였던 닉슨역의 프랭크 란젤라 옹... 대단한 연기력에 박수 짝짝짝.
그리고 프로스트는 현재 TV에서 Sir Davis Frost라는 극존칭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던데, 그런만도 하지 싶었다. 

인상적인 장면이야 당연히, 마지막 인터뷰 장면.
미국인들을 실망시킨 것은 내 남은 생애 동안의 짐으로 남을 것이라는 말을 닉슨 스스로 하게 만든 프로스트의 인터뷰 능력과 그 순간 인간적인 고뇌를 드러낸 닉슨의 모습.

아. 그래도 닉슨은 뭐가 잘못인지는 알긴 알았구나. 하는 생각... 그래도 그는 못났지만 인간이었구나라는 생각...

뭐, 영화를 다 보고 느낀점이라면...

에이, 뭐, 닉슨이 우리나라에서 그런 짓(?)을 했었더라면 절대 언론에 알려지지도 않았을뿐더러, 언론도 캐내려고 하지도 않았을 터고(하다가 쥐도새도 모르게 자신이 당할수 있으니깐), 알려져도 일반 국민들이 뭐 대통령 정도 되는데 그정도 권력의 사용은 당연한 것 아니겠어 하는 분위기가 생겼을텐데...  하는 짙은 연민(?)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뭐 깜도 안되는 대통령이네 했다는... -.-;;

우리나라도 이 정도의 정치영화를 만들고 또 즐길줄 아는 사람이 있으려나 하는 의구심과 함께... 아니 만들 여건이 될려나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영화 감상평을 이정도로 마치겠다.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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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났다.
그렇게도 깨지듯 하던 머리도 약간은 가라앉은 듯 하다.
가라앉은 머리속은 잠자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해댔다.

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이 상실감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무엇을 어찌 해야 하는 것인가? 
과연 해볼수 있는 것이 있단 말인가?
해볼수 있는게 있다면 과연 좋아지기는 할 것인가?

어제 종일 TV시청을 했다.
슬프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뭐.
결국은 다시 또 그렇게 흘러가고 말것을. 

행복은 성적순이고, 
행복은 재산순이고, 
행복은 권력순이고, 
행복은 성공인 사회.

이 말도 안되는 논리가 인정받는 사회... 너무나도 비합리적인 사회...
그 사회는 결국 또 그렇게 흘러가고야 말것인데...

상식을 이야기 하던 바보 정치인의 마지막이 왠지 상식의 마지막처럼 느껴져 그저 서럽기만 하다.


덧.

님아. 그래도 님 덕에 짧게나마 진정으로 행복했었소. 
떠난 님아. 그곳에서는 이곳과 다른 진정한 행복 누리길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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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감이 온통 짓누르는 나날 입니다. 
그래도 걸어가야 겠지요. 
그래야겠지요.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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