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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4 황희가 그리워...
어릴때 많이들 접하는 위인들의 위인스런(?) 일화들. 
그중에 아직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있는 황희정승의 일화.

집에서 부리는 하인 두사람이 싸움이 붙었을때, 황희가 왜 싸우는지 물었더니(혹은 두 하인이 잘잘못을 가려주십사 하고 찾아갔더니), 하인 하나가 자신을 변론하자, "아, 니말이 맞다."고 황희가 동의하자, 나머지 하인 하나가 그런게 아니라 이러저러하다고 다시 자신을 변론하자, "아, 니말도 맞구나."라고 했고, 그러자 이해관계가 없던 또다른 하인 하나가 둘다 맞다 하시면 어떡하냐고, 잘잘못을 가려주셔야 하는게 아니냐 하자, "아, 그것도 그렇겠구나" 했다는 이야기.

이것이 진짜 있었던 일화인지, 아니면 황희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일화인지 나로써는 전혀 확인할길 없지만, 있었던 일이라고 믿고 보자. 뭐 이 일화를 놓고 황희는 무능했다라고 비난할 자들도 있겠지만, 나는 절대 무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는 하인들의 싸움에도 귀기울여 들어주는 그의 친밀함과 너그러움, 또한 논리적 설명앞에는 자신의 방금전 발언이 용납되지 못할것임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그의 겸손함과 포용력. 그래서 합을 이루어 낼수 있는 길을 여는 능력. 대단한 능력 아닌가? 이런 능력을 중용이라 하던가? 솔찮히 중용은 비겁함의 동의어로 이해하는 편협한 사람들도 많이 봤지만, 나는 그의 중용이 심히 부럽다. 

덧붙이자면, 모시는 분에게 잘잘못을 가려주십사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내는 그 하인들의 용기있는 당돌함과 솔직함, 게다가 논리적으로 자신을 변론할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

으아... 황희와 그를 모시던 그 하인들이 심히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덧, 

만약 하인 하나가 변명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렸다면, 황희는 절대 그의 편을 들지 않았을 것을 나는 믿는다. 억지부리는 놈의 편을 드는 것은 정말 비겁한 짓이다.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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