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순식간에 달궈진 날씨가 오늘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부터 후끈함을 느끼게 한다.
아침 10시가 되지도 않은 이른 시각부터 이웃은 시끄럽게 벌써 에어콘을 돌려대고...
현재 오후 1시. 벌써 엘에이의 온도는 35도를 넘어가고 있다. 
뉴스는 4월이지만 8월의 날씨가 수요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하고 있고,
박스속에 들어가 있는 이동식 에어콘을 꺼내야 하는 것인가 고민하지만, 
꺼내어 청소하고 설치할 생각에 벌써 콧등에서 땀만 송글거리며 차고있다. 
사흘전만해도 4월인데 왜이리 날이 차가운 것인지 신랑과 이야기하였건만, 
갑자기 후끈 달아오른 날씨는 중간과정 생략하고 결말만 이야기하는 
아주 불친절한 드라마같이 기분만 나빠지게 한다. 
아. 적응할만한 시기를 좀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변해 보지만...
그동안 우리가 지구에게 좀 불친절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어 괜시리 멋적어지기만 하고...

하여간에 오늘은 오후내내 돗자리에 딱 붙어 수박이나 잘라 먹으면서 보내는게
괜시리 에어콘 돌려-시끄럽기만하고 잘되지도 않는데- 지구 더 열받게 하지 않는 좋은 방법이지 싶다.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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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면 절대 잊어버리면 안되는 날.
4월 15일. 바로 개인소득세신고 마감일.(Tax Day로 불린다.)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에 와서 가장 성가신 일중에 하나는 단연코 전년도 개인소득세신고를 개개인이 매년 1월1일에서 4월15일까지 접 혹은 대리인에게 서비스를 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인터넷(E-file) 혹은 우편으로 국세청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체국 소인 4월 15일까지 유효) 

한국도 그렇지만 세법이라는 것이 골치아픈 전문적인 분야이다. 그래서 개인이 직접 모든 서류를 정확하게 준비하여 오류없이 보고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회계사와 같은 전문인을 대리인으로 하여 서비스를 받아 보고한다. 

세금 보고해야 하는 개인이 외국에서 온 유학생이건, 외국에 본사를 둔 주재원이건, 미국국적자가 아닌 단순 영주권자이건 아무 상관없이, 미국에서 조금의 소득이라도 올린 경우에는 '무조건' 소득보고를 해야 하는 것이 미국의 법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학생들은 소득보고란 것을 해본 경험이 없고, 또한 직장인의 경우 회사 경리부에서 대신 개인소득보고를 거의 다 해주기 때문에, 따로 세금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전무한 한국사람들은 미국의 소득세신고 시스템이 아주 낯설게 느껴지고 또한 번거롭기 그지없다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가끔 이 세금보고를 몰라서 혹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안하고 넘어가는 한국사람들이 있는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그렇다. 세금보고 잊어버리면 엄청난 시련에 시달릴수 있다. 혹은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인중 작년에 세금보고를 하지 않았던 탓에 미정부에서 일인당 600달러까지 공돈을 나누어 줄때 한푼도 받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나중에 다시 회계사를 찾아가서 새로이 소득 신고하고 돈 받고 아주 정신 없었다. 물론 회계사를 평소보다 조금 더 번거롭게 했으므로 조금 비싼 서비스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종종 미국뉴스에는 유명인사들이 세금보고를 제대로 안해서 엄청난 벌금에 혹은 재산 압류, 가끔은 징역살이까지 하는 경우가 보고된다. 세법 제대로 안지키면 이렇게 된다고 본보기를 보여주듯이. 물론 세금 보고를 기간안에 했더라도 잘못한 경우에는 덜낸 세금에다가 벌금까지 강제 추징당하는 것은 물론이다.만약 탈세의 혐의까지 받게 되다면 탈세한 금액에 이자에 이자를 붙이고 벌금을 붙여서 탈세로 번돈의 수십배에 이르는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탈세가 아니라는 것을 본인이 직접 증명해야 하는데 이거 매우 까다롭고 힘들다. 이 경우 변호사 혹은 회계사에게 엄청난 서비스료를 지불하면서 국세청에 눈물 흘리며 비는게 다반사다. 그럴경우 국세청에서 큰맘먹고 금액을 줄여주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재산압류는 물론이고, 이 돈은 개인파산신청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 공포의 부채로 남아있게 되어, 갚기 전에는 신용평가(Credit)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게 된다. 

그러니 맘편하게 미국에서 잘 살고 싶다면, 4월 15일 절대 잊어버리지 말고 매년 꼬박꼬박 소득세 보고 해주는 것이 잘하는 짓일 것이다. 비록 약간의 서비스료를 지불해야 하더라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말이다. 


덧.

1. 한국도 개인소득보고를 개인이 알아서 매년 하라고 한다면? 엄청난 저항이 일어나겠지? 그냥 왠지 궁금해진다. 

2. 세금보고 미리미리 하면 참 좋겠지만 꼭 마지막까지 미루게 된다. 미국인들도 그런가 보다. 그래서 매년 4월 15일에 우체국은 연장근무를 한다. 세금보고 때문에...

3. 절세라 우기며 탈세를 하던 사람중에 미국 국세청의 쓴맛을 본 이후로는 국세청 말 잘듣는 사람으로 개 과천선 많이 하더군요. 미국은 탈세, 아주 중범죄로 다스린다. 걸린 유명인사일수록 더욱 철저하게. 부럽다.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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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소소한 일상 2009. 4. 14. 06:32
엘에이에 살면서 가장 한국이 그리울때는 목욕탕 혹은 찜질방이 그리울 때였다. 
한국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일인당 만원도 안하는 돈으로 3-4시간을 쉽게 쉬며 놀며 군것질하며 그리고 씻으며 보낼수 있는 찜질방이 이곳 엘에이에는 없다. 물론 사우나들이 있긴 하지만 한국스타일의 넓은 홀이 있으면서 여러 아이템의 찜질방들도 구비되어 있고, 목욕탕 시설까지 완비되어 있는 온가족이 즐길수 있는 찜질방은 엘에이에는 없었다.
엘에이에서 40분가량 떨어진 남쪽 오렌지 카운티에 하나 있다고 예전에 듣긴 했는데, 안 가본탓에 어떤지 잘 모르고 있던 찰나, 신랑이 새로운 정보를 회사에서 듣고 왔다.
저기 동쪽으로 한 30분 달리면, 다이아몬드바라는 지역에 새로이 한국스타일의 대형 찜질방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새로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상당히 깨끗하고 좋다는 이야기며, 음식도 상당히 맛있다는 정보였다.
비록 일인당 입장료가 25달러(4만원돈)라는 한국의 4배가 넘지만, 일년넘게 욕탕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고, 다른 휴식공간-미국식 스파-과 비교하면 저렴하다는 생각에 까짓것 지르자라는 기분으로 토욜 오전, 엘에이의 동쪽으로 내달렸다.

결과는?

무진 만족한다. 비록 식사비로 30달러 더 들여서 이것저것 사먹을 수 밖에 없었지만, 토요일 하루 푸욱 쉬기에는 진정으로 찜질방 이상의 것이 없었다. 
뜨거운 욕탕, 사우나실, 열기의 찜질방, 셔츠를 적신 땀줄기들, 뜨끈한 온돌, 낮잠, 달궈진 얼굴, 달콤한 낮잠 그리고 팥빙수......
어쩔수 없는 한국인임을 다시한번 절실하게 깨달은 하루였다. 가족 찜질방인 탓에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은 좀 심했지만 그정도야 애교로 넘길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오전 11시 30분에 입장했던 우리는 다음달에 꼭 다시 방문할 것을 다짐하며 밤 10시 직전에 퇴장하였다.(징하다.-.-;;) 

아. 피로가 풀린 느낌. 간만에 느껴본다.
Posted by 지니프롬더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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